마음속에 자리잡은 무거운 감정들, 누구나 종종 느끼실 겁니다. 과거의 상처, 풀리지 않은 관계, 복잡한 사건 등 여러가지 문제들이 쌓여 마음의 짐이 되곤 해요. 이런 감정들을 빨리 덜어낼 수 있다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감정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정리하고, 마음이 편해지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은 알고 있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증명한 방법이니 믿으셔도 됩니다. 저는 몇 년째 이 방법이 좋다고 맨날 말하고 다니는 사람입니다.
그 방법은 바로 감정을 글로 쓰는 겁니다.
저는 언제부터인가 인터넷에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아는 상식들을 쓰곤 했어요. 저와 타인의 상식은 다를 수 있기 떄문에, 반발도 많았죠. 그러다보니 어느새 제 감정을 적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처음에는 일부러 털어놓으려 하지 않았어요. 그냥 글을 쓰다보니 제 과거 얘기도 하게 되고, 솔직한 마음도 쓰게 되고 그랬죠. 근데 놀랍게도 그런 행동이 지속되다보니 제 마음이 조금씩 편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떻게 정리해야 할 지 모르는 막막한 감정들이 알게 모르게 사르르 녹고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그 감정이 무엇이었는지는 저도 아직 모르겠습니다. 정확히 명명하지 않았거든요. 불안함 같은 것일수도 있고, 외로움이나 슬픔, 괴로움 같은 것이었을 수도 있을 겁니다. 중요한건 제 마음의 어느 부분이 글을 쓰면서 조금씩 편해졌다는 거예요.
글은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수단
저는 그 이유를 나중에야 알게 되었는데요. 결국 글이라는건, 나를 드러내는 거였어요. 아무리 상식적인 얘기를 쓰더라도, 문장이라는건 내가 구성해서 적는거잖아요? 그러니 간접적으로 나의 생각을 보여주는거나 다름 없었어요. 그 과정에서 100% 논리적인 얘기만 적었겠습니까. 저만의 주관적인 감정도 엄청 들어갔습니다. 글의 형태는 계속해서 저만의 스타일로 정립이 되어갔고, 나중에는 제가 쓰고싶은 이야기를 적는 일이 많아졌어요. 그러다보니 마음 속에 있는 무언가도 서서히 풀려가는 느낌이 들더군요. 나중에는 스스로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했어요.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글은 나를 드러내는 거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글을 쓰는 행위는 내 머리를 박박 긁어서 꺼내놓는거나 다름 없었습니다. 참 부끄럽기도 하고, 숨고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신나기도 하고, 더 많이 봐주길 바라는 마음도 들었죠.
글을 쓰는 방식은 정해져있지 않아요. 일기를 쓸 수도 있고, 저처럼 자유롭게 뻘글을 쓸 수도 있어요. 소설을 쓰셔도 돼요. 어차피 글은 다 자기 자신에서 나오는거라, 쓰면 쓸 수록 내 감정이 들어갈 수 밖에 없어요. 그러니 마음의 짐이 당연히 서서히 덜어지겠죠.
이 과정을 간단히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도 있는데요. 일단 글은 무언가를 명명하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마음속의 다양한 감정들은 우리가 명명하지 못하는 무언가로 이루어져 있고요. 근데 내가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 감정과 연계된 내용을 적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그 문장이 완성이 되는 순간, 그 연계된 마음을 구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돼요. 바라본다는 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한다는 뜻이죠. 인식할 수 있다면 자연스레 변하기도 합니다. 그런 식으로 마음이 가벼워지는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짧게라도 꾸준하게 쓰는 것이 중요
처음부터 길게 쓸 필요도 없어요. 짧게라도 꾸준히 써보세요. 저는 초반에 하루 하나 글쓰기를 했었는데 참 행복한 시간이었네요. 그 시간이 쌓이다보니 이제는 글쓰기가 좋은 취미가 되어버렸어요. 그러니 여러분도 글쓰기를 통해 마음속에 쌓인 감정을 정리하시길. 아니, 정리하려고 하지 않아도 돼요. 쓰다보면 알아서 정리가 됩니다. 어디가 정리되는지 모르는 것이 문제이긴 합니다만. 😅 아무튼 쓰다 보면 참 좋아요. 강추합니다.